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,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.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김상진 할복 사건 (문단 편집) === 대통령께 드리는 공개장 === >[[http://www.jikji.org/%EA%B9%80%EC%83%81%EC%A7%84/%EB%8C%80%ED%86%B5%EB%A0%B9%EA%BB%98%20%EB%93%9C%EB%A6%AC%EB%8A%94%20%EA%B3%B5%EA%B0%9C%EC%9E%A5|대통령께 드리는 공개장]] >---- >대통령 각하 > >각하께서 보시기에는 너무도 지극히 미약한 인간이지만 진실로 국가를 사랑하고 민족의 나아갈 길을 걱정하는 한 국민의 충성된 마음에서 탄원하옵니다. 각하께서는 1971년도 신년사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읍니다. “모든 전쟁준비를 완료하고 초조하게 무력적화통일의 기회만 노리는 [[북한|북괴]]가 이러한 정세를 오판한 나머지 또다시 [[6.25 전쟁|6.25 동란]]과 같은 참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앞으로 2~3년간이 국가안보상 중요한 시기가 될 것입니다.” 지난 5~6년간에 걸친 안보위기 속에서 우리 국민은 무척이나 허덕여왔고 매년 가중되는 강박관념은 오히려 불신을 초래하는 요인이 되었읍니다. [[공산주의]]에 대항하여 싸워나갈 수 있는 길은 올바른 민주주의 토대 위에서 이룩된 국론통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. > >진정한 [[민주주의]]의 풍토 이것이 곧 공산주의에 대항하는 강력한 세력이라고 믿는 것입니다. 각하께서 [[5.16 군사정변|5.16]] 직후에 발표하신 혁명공약에서 민정이양을 선포하셨을 때, 우리 국민은 정의로운 혁명가에게 갈채를 보냈고, [[3선 개헌|3선에 출마하셨을 때]] 우리 국민의 얼굴은 어두웠으며, [[10월 유신|유신헌법]]이 되었을 때 우리 국민의 눈동자는 가득 차 감히 입을 열고자 하는 사람이 없었읍니다. > >누구보다 민족을 사랑하고 국가를 아끼는 신념 속에서 살아가시는 줄 알고 있습니다만, 국민이 판단할 때 행하여가는 방법이 그릇되었다면 그것은 한 지도자의 아집과 독선으로 규정지을 수밖에 없고 그로써 빚어지는 갈등은 사회를 끝없는 소용돌이 속에서 헤매게 하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요? > >우리 민족이 걸어온 발자취를 더듬어보건대 지극히 제한된 자유 속에서 을 감추며 그것을 인내로 이겨나가는 습성을 익혀왔고 따라서 우리 사회의 기성세대들의 마음속에는 이제 조그만 자유나마 감사하며 [[일제강점기]], 6.25 당시와 비교하여 획득해야 할 자유를 포기해버리는 피압박민족의 설움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. 그 인내를, 그 무언의 호소를 각하께서는 소리 없는 지지로 착각하셨고 14년의 권위를 유지해온 힘이 되신 것입니다. 획득해야 할 자유에도 한계가 있지만 제한해야 할 자유에도 한계가 있는 것입니다. 차 한 잔을 마시면서도 주위를 돌아보아야 하고, 보이지 않는 압력에 끌려 투표장으로 가는 국민의 발걸음에서 과연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을까요? 사회는 어둠의 짙은 그림자로 뒤덮이고 학원은 병들어 교수는 학생에게 양심과 정의가 무엇인지 가르치기를 꺼리고 있습니다. 각하께서는 아직도 계속되는 학원사태가 일부 몰지각한 학생의 선동이라고 생각하십니까? 각하께서는 아직도 현사회의 각 분야에서 어떤 희생도 불사하고 과감히 투쟁의 대열에 서서 소리높이 외쳐대는 절규가 일부 분수를 모르는 사회인사의 망언이라고 생각하십니까? > >부패와 부조리가 난무하는 우리 사회이지만 그래도 순수한 눈으로 사회를 바라보고 양심적인 입장에서 반항이나마 할 수 있는 곳이 대학입니다. 대학은 사회와 국가가 해결해야 하는 근본문제를 알고 있으며, 그러기에 현실의 제 문제에 민감히 반응하여 자신의 양심에 의한 행동을 서슴없이 행해 나갑니다. 그것은 자신의 희생을 애국 애족적 견지에서 받아들여 만족해할 수 있는, 즉 대학인이 가지는 국가의 비전에 대한 사명의식에 기인하는 부담 없는 순수성이 있기 때문입니다. > >왜 학생들의 진심에 귀를 기울이려 하시지 않고 왜 그들의 순수한 애국에 외면만 하는 겁니까? 이렇게 죽음을 불사하고 자신의 양심이 가리키는 방향에 따라 행동하는 저도 시국을 판단할 줄 모르는 몰지각한 학생일까요? 저는 저의 생명을 그렇게 값없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. 그렇게 몰지각한 행동으로 생명을 버릴 만큼 어리석다고 생각지 않습니다. 또 죽음 앞에 선 인간이 하고자 하는 말에는 고려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. 모든 인간은 죽음 앞에선 보다 해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? > >대통령 각하 > >위대한 지도자는 또 민족의 영도자는 국민의 열망과 진심에서 우러나는 존경으로 비롯되는 것이지 결코 강요와 복종으로 점철되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민심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. 왜 각하 혼자만이 이 시국과 이 나라를 이끌어갈 유일한 존재이며, 이 조국의 안녕과 민족번영을 위해 각하만이 중차대한 사명을, 십자가를 져야 한다는 오류를 버리시지 못하는 겁니까? 우리 국민은 누구나 밝고 밝은 내일의 비전을 갈망하고 우리 국민은 누구나 국가의 앞날을 걱정하고 있읍니다. > >왜 우리 사회의 이유있는 저항을 각하의 독선 속에 파묻어버리시려는 것입니까? > >헌법 전문에 나타나 있듯이 우리 국민은 [[3.1 운동]]의 숭고한 애국 애족 정신을 이어받아 용납할 수 없는 불의에 항거하며 어떤 희생도 불굴의 의지로 대항해 나갈 줄 아는 슬기와 용기를 간직하고 있습니다. 인간이 느껴야 할 기본적 양심이 무엇이고, 사회가 추구해야 하는 정의가 무엇이며 민족이 획득해야 할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가를 우리 국민은 알고 있읍니다. > >대통령 각하 > >위대한 지도자의 진정한 용기는 영광의 퇴진을 위한 숭고한 결단에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. 진정한 안보는 국민총화에서 비롯되고 국민총화는 지도자와 국민 사이에 불신과 압박이 없을 때야 비로소 비롯되는 것입니다. > >우리 사회에 범람하는 불신이 뜻하는 것이 무엇이며 인간 개인에게 이유 없는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무엇을 뜻한단 말입니까? > >각하의 숭고한 결단 하나로 사회의 안녕을 가져오고 학원의 평화가 유지되며 진실로 국가의 앞날을 걱정하는 우리 민족에게 국민총화의 계기가 마련되며 단결된 힘으로 뭉친 안보태세의 만전이 기해지리라 믿는 바입니다. > >길이 민족의 가슴 속에서 각하가 이룩해놓은 업적과 더불어 참된 지도자로 새겨질 것이며 욕망을 초월한 초인간적인 슬기를 역사는 높이 평가할 것입니다. 그러나 올바른 역사의 방향을 잘못 인식한 위정자는 산 경험이 말해주듯이 언젠가는 역사의 한 페이지 위에 하나의 오점을 남긴 채 불명예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. > >저 민족의 들리지 않는 피맺힌 절규가 무엇을 뜻하며 간절한 무언의 호소가 무엇을 바라는가를 왜 각하는 모르시는 것입니까? > >죽음으로 바라옵나니, 이 조국을 진정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라옵나니, 국민된 양심으로서 진실로 진실로 엎드려 바라옵나니, 더 이상의 혼란이 오지 않도록 숭고한 결단을 내려주시길 바라옵니다. > >이 땅의 영원한 민주주의를 꽃피우길 갈망하는 우리 민족의 그것을 성취하기 위하여 어떤 압력에도 끝없는 투쟁을 계속하여 싸워 이겨나갈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인 것입니다. > >각하의 안녕과 건강을 축원합니다. > >1975년 4월 10일 >서울대학교 농과대학 축산학과 >김상진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-BY-NC-SA 2.0 KR으로 배포하고,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.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.캡챠저장미리보기